“비전 2030? 20, 30대 프로젝트인가 했다” 정운찬 강단복귀

  • 입력 200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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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1일 서울대 멀티미디어동에서 ‘경제학 연습 2’ 강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4년 만에 강단에 다시 선 정 전 총장의 복직 강의에는 정원을 훨씬 넘는 많은 수강생이 몰렸다. 연합뉴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1일 서울대 멀티미디어동에서 ‘경제학 연습 2’ 강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4년 만에 강단에 다시 선 정 전 총장의 복직 강의에는 정원을 훨씬 넘는 많은 수강생이 몰렸다. 연합뉴스
“‘비전 2030’이라고 해서 저는 처음에 20대와 30대에 대한 프로젝트인 줄 알았어요.”

1일 오후 1시 서울대 멀티미디어동 202호 ‘경제학연습2’ 강의.

이 강의를 맡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정부가 내놓은 비전 2030에 대한 쓴소리로 강단 복귀 후 첫 강의를 시작했다.

경제학부 4학년생 대상의 전공과목인 이 강의에는 수강 정원 15명에 40여 명의 학생이 추가로 몰렸다. 학생 20여 명은 자리를 잡지 못해 강의시간 내내 강의실 뒤에 서서 들어야 했다.

“1970년대에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2000년도 한국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는데 그 전망의 실효성이 5년도 못 갔습니다. 지금 정치 상황과 당시를 비교해 보면 ‘수세적 정부’라는 공통점이 있죠.”

정 전 총장은 강의계획안 설명, 경제학의 개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등을 자연스레 이어가며 1시간 20분 동안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면 사회 이슈에 대해 자기 입장을 얘기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먹고살 것을 걱정하는 건 공부를 너무 안 했거나 자신이 없는 것이니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 학생이 공부를 하는 데 머리와 노력 중 어느 것이 중요한 것이냐고 질문하자 “학문을 한다면 성실과 정직밖에 없다”며 “황우석 전 교수나 황라열 전 총학생회장처럼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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