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제 오비초교 전교생 등교 거부

  • 입력 2006년 9월 1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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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오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주변에 잇따라 공장이 들어서 학습권 침해는 물론 환경마저 심하게 오염됐다”며 개학 첫날인 31일 학생들을 모두 등교시키지 않았다.

이 학교 학생은 한내, 한곡, 중촌, 오비 등 4개 마을의 초등학생 170명, 유치원생 20명 등 모두 190명이다.

이병조 오비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어느 학부모가 학생들의 수업을 막고 싶겠느냐”며 “그동안 거듭된 호소를 당국이 외면해 등교 거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도금공장 허가 취소와 석산 허가 신청 반려, 학교 진입로 확장포장공사 등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무기한 등교 거부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오비초등학교 주변에는 학교와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레미콘과 블록 제조 공장이 가동 중이며 최근 거제시는 700m 거리에 선박 부품 도장공장을 허가했다.

학부모들은 “일부 학생들의 호흡기 질환이 과거보다 심해졌다”며 “화물차 통행으로 사고가 잦아 ‘살인도로’로 불리는 학교 앞 2차로 도로의 확장포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거제교육청과 거제시 관계자 등은 이날 오비초등학교 교장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등교시켜 달라고 설득 작업을 벌였다.

학교 관계자는 “어떤 경우라도 학생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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