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업체 여야의원에 고액후원금 기부

  • 입력 2006년 8월 22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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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관련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여야 의원들에게 '고액'의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해당 의원들은 한결같이 "적법절차에 따라 후원금을 받았으며 바다이야기와는 관련이 없다"며 문제될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은 연간 총액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국회의원별로 최고 500만 원의 합법적인 후원금을 낼 수 있다. 연간 12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 사람은 고액 후원자로 분류돼 명단이 공개된다.

◇여야 의원 9명에 후원금

중앙선관위의 '2004-2005년 고액 후원금 기부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미와 티켓링크, 한국문화진흥, 동원리소스 등 성인게임 상품권발행업체 대표 등은 여야 의원 9명에게 160만~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지난해 2월 티켓링크 공동대표를 지낸 마의웅 씨로부터 3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같은 당 신기남) 의원은 비슷한 시기에 김영헌 삼미 공동대표로부터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또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해 2월 중순 김성준 한국문화진흥 이사로부터 500만 원, 우상호 의원은 지난해 4월 우성화 티켓링크 대표로부터 300만 원, 유기홍 의원은 지난해 한해동안 한국문화진흥 전 대표 김준묵 씨로부터 160만 원의 후원금을 각각 받았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지난해 6월 박원양 삼미 공동대표로부터 3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박원양 공동대표는 지난 2004년 10월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도 후원금 500만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당 이계경 의원은 한국문화진흥 이상진 대표와 김준묵 전 대표로부터 각각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기 이전인 지난 2004년 4월 이혁배 동원리소스 대표로부터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해당 의원들 "합법적 후원금" 주장

해당 의원들은 지인이나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적법한 절차에 의해 받은 순수한 성격의 후원금이라고 해명했다.

문희상 의원 측은 "후원금을 기부한 마의웅 티켓링크 전 공동대표는 고등학교 선배이며, 기부시점도 마 씨가 이 회사를 그만둔 뒤"라며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고"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 측은 "후원금 기부자는 고교 동창"이라며 "후원금을 낸 사람이 수천명인데 마치 검은 거래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면 실추된 명예는 누가 회복시켜 주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종걸 의원 측은 "이 의원이 해외출장이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 측은 "종친회 인연으로 기부금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유기홍 의원은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20년지기 선배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후원금"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측은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에 통장을 통해 후원금이 입금됐으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단 한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며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의원은 "부산의 한 시민단체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사람으로, 2004년 총선 후 '당선을 축하한다'며 후원금을 보냈지만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계경 의원은 "동생이 운영하는 기업 관계자가 기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중식 의원은 "고교 동창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며, 해당 업체가 상품권 업체라는 것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이번 상품권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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