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FC 구단주-경영진 내홍

  • 입력 2006년 7월 28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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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는 3만9000여 명. 농협과 경남은행이 협찬한 각 20억 원 등 모두 77억여 원으로 창단했다. 경남FC는 2002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4강 신화’를 엮어낸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성적은 순조, 관리는 난조.’

올해 1월 국내 프로축구팀 ‘막내’로 탄생한 경남프로축구단(경남FC)이 27일까지 삼성하우젠컵 대회에서 내리 3연승했다. 전체 성적은 6승 1무 5패로 5위. 전기리그에서 3승 4무 6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구단주인 김태호 경남지사가 자신의 ‘민선 2기’ 출범에 맞춰 무리하게 경남FC 경영진의 정리를 시도하며 생긴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왜 문제가 생겼나=경남도는 이달 초 박창식(경남상공회의소 협의회장) 대표와 전형두(경남축구협회장) 경기단장, 김충관(전 도의원) 경영단장 등 경남FC 경영진의 일괄 사표를 받았다.

축구계에서는 “경남도가 조직 슬림화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특정인을 심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여기에다 이사회 처리 사안인 경영진의 사표를 구단주가 수리한 것은 잘못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이틀 뒤 모두 되돌려 주었다.

창단 과정에서 도민주(道民株) 모집에 적극 나섰던 박 대표 등은 “전형적인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며 김 지사와 경남도를 비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성과를 낼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출범 6개월 만에 편법으로 경영진을 몰아내려 한 것이 잘못”이라며 “축구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이간질하는 작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김 지사가 7월 7일 오찬에서 ‘다른 경영진은 물러나는 대신 전형두 대표 겸 단장 체제에 동의한다’고 해놓고 이를 뒤엎는 등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사태 해결 전망=파문이 확산되자 김 지사는 20일 박 대표와 만나는 등 봉합에 나섰다. 그는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려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반면 박 대표는 “경영진이 지나치게 비용을 많이 쓴다”며 음해 세력의 처벌을 요구하는 등 명예회복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 대표는 27일 “대표로서의 거취는 스스로 결정하겠다”며 “경기단장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뚜렷한 대안이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의 제안을 검토해 해결책을 찾는다는 정도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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