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 반응]李대법원장 “진상 철저히 가려 신뢰 회복”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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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이다. 법원과 검찰 내부의 비리를 척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13일 대형 법조비리 사건이 터지자 대법원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수사의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철저히 밝혀내는 것이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법관들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소장판사는 “동기 변호사들보다 적은 월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버텨왔는데 회의감이 든다”면서 “법원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 되겠지만 앞으로 국민이 재판 결과에 승복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검찰도 이 사건에 전현직 검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은 “2004년 피의자 사망사건 등에서 현직 검사가 수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비리 사건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전혀 다르다”면서 “검사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과 검찰의 비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온다면 철저히 증거에 의해 판단하고 판결할 것”이라며 “죄를 지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때 동료 법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중견 검사는 “그동안 ‘사법부의 신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법원의 비리에 검찰이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고, 검찰 내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더는 법원과 검찰이 성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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