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代째 이화 가족’…윤미재 음대교수 一家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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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이화가족인 윤미재 교수(뒷줄)가 외할머니 윤심성(앞줄 왼쪽·1915년 졸업) 씨, 어머니 신숙황(1941년 졸업) 씨와 함께 찍은 사진. 맏딸 오유진(1994년 졸업) 씨가 태어나기 전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타계해 4대가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는 없었다.
4대 이화가족인 윤미재 교수(뒷줄)가 외할머니 윤심성(앞줄 왼쪽·1915년 졸업) 씨, 어머니 신숙황(1941년 졸업) 씨와 함께 찍은 사진. 맏딸 오유진(1994년 졸업) 씨가 태어나기 전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타계해 4대가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는 없었다.
“이화여대는 내겐 친정 같은 곳입니다.”

이 대학 음악대 윤미재(63) 교수는 최근 학교에서 전화를 받았다. 이화여대가 120주년을 맞아 실시한 ‘3대 이상 이화가족 찾기’에서 최초의 4대 이화가족으로 선정됐다는 전화였다. 윤 교수 자신은 물론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딸이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외할머니 윤심성(1969년 작고) 씨는 1915년 이화학당 대학과 2회 졸업생이다.

그는 ‘사의 찬미’로 유명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언니이며 졸업 이후 이화학당에서 3년간 교사로 재직했다.

윤 교수는 “외할머니는 유관순 열사를 직접 가르친 일을 어린 나에게 자랑스럽게 말씀하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 신숙황 씨는 1941년 이화전문학교 음악과를 졸업했으며 1966년 심장병으로 4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윤 교수는 서울예고를 1등으로 졸업했지만 “당연히 이화여대에 가야 한다”는 가족들의 등쌀’에 못 이겨 서울대 대신 이화여대 피아노과에 진학했다. 그는 “당시에는 불만이었지만 나도 딸이 유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 설득해 이화여대에 진학하게 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모교에 부임한 뒤 어머니를 기리고 이화 식구들에게 사랑을 나눠 주기 위해 ‘신숙황 장학금’을 만들었다.

그의 이모할머니 윤성덕 씨는 1922년 이화학당을 졸업하고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독창회를 연 김자경(1999년 별세) 씨 등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윤 교수 자매 5명 가운데 4명이 이화여대를 나왔고 올케, 시어머니, 동서도 이화가족이다. 그는 딸 오유진(35) 씨가 2001년 아들을 낳자 “모교의 대를 잇기 위해 딸 하나를 더 낳으라”고 설득하고 있다.

학교 측은 윤 교수 가족을 비롯해 3대 이상 세대를 이어 이화여대를 나온 30여 가족에게 30일 창립기념식에서 감사패를 전달한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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