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 송산리 이례기업 사무실. 공장 근처에 있는 동명중·고 이택(李澤) 교장은 이 회사 대표 이상하(李相河·55) 씨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이 교장은 “교직원 30명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이므로 사양마시고 받아 달라”고 말했다.
이례기업은 직원 9명이 작은 교통안전 시설물을 만드는 영세 업체다.
이 대표는 2004년 9월부터 매달 이 학교 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6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왔다.
동명중·고 전교생 240명 가운데 월 급식비 4만8000원을 내기 어려운 학생은 수십 명에 이른다.
그가 지금까지 이 학교에 보낸 돈은 369만 원. 학생 18명이 이 돈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그는 매달 30여만 원을 학교 계좌로 송금했을 뿐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학교 측은 3년 째 급식비를 지원해주는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몇 번이나 그를 초청했지만 완곡한 거절을 받았다.
이 대표는 “교장께서 회사까지 직접 찾아와 거절하기 어려워 감사패를 받았다”며 “더 많은 학생에게 보탬이 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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