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식축구 영웅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어머니 김영희(59) 씨와 함께 4월 2일부터 1주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워드의 부인과 아들(2)은 이번에 동행하지 않는다.
워드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시내의 스틸러스 구단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매우 흥분되고 기다려진다”면서 한국 방문 계획과 소회를 밝혔다. 그의 방한은 한 살 때인 1977년 미국에 온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이번 방한이 “어머니의 과거를 둘러보고 나 자신의 한국 뿌리에 대해 배우는 어머니와 나만의 개인적인 여행”이란 점을 강조하며 “우리의 사생활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한국 혈통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그는 “한국 사람들이 (혼혈인들을) 피부색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바라보게 바꾸는 데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그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어떤 세월을 보냈는지 그 모든 조각을 맞춰 보고, 어머니와 마주 앉아 한국 맥주를 마시며 마음을 풀어 놓고 그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한국에 사촌형제와 이모도 있다는 워드는 “그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는 어릴 때 한국인이란 것이 부끄러워 한국말을 배우지 않은 게 안타깝다”며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걱정하기도 했다.
워드는 자신이 태어난 병원도 가 보고 싶다면서 “한국에 다녀온 뒤 한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매니저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된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언론의 취재, 여행, 토크쇼 등. 모두 나를 만나고 싶어 하고 초청했다. 지금 이 상태를 세상 어느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MVP가 되겠다며 경기에 나간 게 아니라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는 재미 한국인 운동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묻자 “나는 늘 ‘너는 못할 것이다. 프로가 되지 못할 것이다. 키가 안 될 것이다. 너는 이게 안 되고 저게 안 된다’는 말을 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한 완벽한 사례이다. 나는 그 말들을 동기 부여의 기회로 활용해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그저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워드는 “나중에 다시 한국에 가서 오래 머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한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지만 이번에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드는 서울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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