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3대째 한국사랑 美가족 “이젠 서울시민”

  • 입력 2006년 2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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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명예시민이 된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 씨가 부인, 딸과 함께 66년 만인 지난달 31일 서울을 찾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안장된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지를 참배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시 명예시민이 된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 씨가 부인, 딸과 함께 66년 만인 지난달 31일 서울을 찾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안장된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지를 참배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3대에 걸쳐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미국인 노신사가 서울시의 명예시민이 된다.

주인공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87) 씨.

서울시는 서울에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는 테일러 씨 가족 3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한다고 5일 밝혔다.

브루스 씨의 아버지는 UPI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1948년 작고) 씨로 1919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당시 앨버트 씨는 일본 경찰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 갓 태어난 아들 브루스 씨의 침대 밑에 독립선언서 일부를 숨겼다고 한다.

앨버트 씨는 1941년 태평양 전쟁 때 일제에 의해 추방당한 뒤 미국에서 여생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사랑하는 땅 한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앨버트 씨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됐다.

브루스 씨의 할아버지인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 씨도 평북 운산의 금광에서 기사로 일하다 1908년 숨진 뒤 아들과 같은 묘지에 묻혀 있다.

또 브루스 씨의 딸 제니퍼 씨는 할머니인 메리 테일러 씨가 쓴 테일러 일가의 서울 생활을 다룬 책을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고 있다.

브루스 씨는 한 방송사의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나라’에 출연하기 위해 66년 만인 지난달 31일 자신이 태어난 서울을 찾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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