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에서 국제화 나래 펴는 연세대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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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20년의 연세대가 인천에서 대학의 새 역사를 쓰려 한다. 연세대의 송도신도시 캠퍼스 건립 계획은 대학을 중심으로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하려는 대형 프로젝트로,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한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 명문 대학을 유치함으로써 산학연(産學硏)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고, 연세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집중되는 특구(特區)에서 학교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2010학년도 신입생 3000여 명부터 학부 학생들이 서울 신촌캠퍼스가 아닌 인천으로 가게 되면 일부 우수 학생들이 연세대 입학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학 측은 고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세대는 땅이 부족한 신촌캠퍼스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장기적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1단계로 신입생 전원을 기숙사에 수용하는 캠퍼스를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2단계로는 외국 학생을 대규모로 유치해 영어로 교육하는 국제학부를 개설하고 해외 자매대학 캠퍼스도 지어 송도지구의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연구시설과 연계할 계획이다. 대학과 기업의 연구 기능을 결합하는 복합연구단지는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인천시와 연세대가 손잡고 만들 ‘연세대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에 희망을 걸어 볼 만하다.

연세대가 대규모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재원(財源) 마련 등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학 측은 인천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문들의 모교 사랑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서울을 떠나면 퇴보한다’는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 있다. 연세대가 자유무역도시 인천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연세대가 설립자인 언더우드와 알렌이 조선에 첫발을 내디딘 그곳에서 국제화 시대의 새로운 대학 모델을 창출할 것을 기대하며 응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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