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월 7일 03시 0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6일 오후 4시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한국어학당. 한국어 교원 연수과정을 수강 중이던 강상철(57·사업) 씨는 빡빡한 수업 일정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다음 달부터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다는 설렘을 안고 있었다. 강 씨는 다음 달 터키로 봉사활동을 떠나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높임말을 외국인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나요?”
“뻔한 내용인데 문법적으로 설명하려니 막막해요.”
이날 한국어 교사 연수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92명. 꽉 찬 강의실은 수강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부터 60대 만학도까지, 나이도 직업도 한국어 활용 수준도 다양해 수업시간 내내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일주일에 5일씩 5주간 120시간에 걸쳐 어휘 문법 발음부터 한국어 교수법, 한국문화에 대한 강의를 모두 소화하면 이들은 국내외에서 ‘한국어 전도사’로 활동하게 된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한류(韓流)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어 교사 양성 기관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한국어 교사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났고 지난해 7월 국어기본법 시행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제도가 처음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어세계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한국어 교원 양성기관은 교육대학원 13개, 대학 정규 과정 7개, 어학당 등 비정규 교육과정 70여 개. 요즘 각 대학은 앞 다퉈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해외 선교 및 봉사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취업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을 수료한 허혜영(30·여) 씨는 “미국 뉴욕에 갔을 때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따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어를 배우려고 방한한 외국인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류 열풍에 편승해 손쉽게 취업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만으로 접근하면 오산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한국어 교원 자격을 획득한다고 해서 누구나 교사로 취업할 수는 없기 때문.
오광근 한국어세계화재단 연구실장은 “사업이나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따서 취업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다”며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구사 능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선(趙현善·여) 연세대 한국어교사연수소 교육과장도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우선 한국어를 사랑해야 한다”며 “한국을 알리고 봉사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