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줄기세포 진실게임’ 김선종 연구원이 열쇠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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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팀 연구의 진위를 가릴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 소속으로 매일 서울대 수의대로 출근해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테라토마 사진을 찍은 인물. 미즈메디병원과 서울대 양쪽의 연구 과정을 모두 지켜본 데다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테라토마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여서 연구의 진위를 가릴 열쇠를 쥔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김 연구원의 MBC PD수첩팀과의 인터뷰(10월 20일), YTN과의 인터뷰(12월 3일), 노성일 이사장과의 통화(15일), KBS, 본보와의 인터뷰(16일) 등 4차례의 증언 내용이 매번 엇갈려 황 교수팀 연구 진위를 둘러싼 국면이 예측 불허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있었나=김 연구원은 16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줄기세포 8개를 만들었고 3개는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었다”며 “매일 아침 8명(의 연구원)이 모여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증언은 논문 작성 당시 줄기세포가 분명히 있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날 KBS와의 인터뷰 직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줄기세포 8개는 확인했다. 그러나 3개는 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해 “3개도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었다”는 KBS와의 인터뷰 내용과 차이가 났다.

노 이사장이 바로 전날인 15일 김 연구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들었다는 얘기는 아예 배아줄기세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이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김 연구원에게 ‘4∼12번 줄기세포 DNA 검사를 위해 서울대 수의대 교수에게서 줄기세포와 체세포를 따로 받지 못하고 체세포를 둘로 나눈 것을 받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차이는 김 연구원이 계속 말을 바꾸지 않았다면 노 이사장이 김 연구원의 말을 왜곡해 전달한 데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논란=김 연구원은 16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든 줄기세포가 왜 미즈메디것과 같은지는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황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에서 바꿔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황 교수팀 연구실과 미즈메디병원을 다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라며 사실상 김 연구원을 지목한 데 대한 해명으로 분석된다. 그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가 바뀌었다면 검찰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 왜 말이 달라지나=김 연구원은 PD수첩팀과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의 지시에 따라 3개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 줄기세포의 스테이닝(사진을 찍기 위해 염색하는 것)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이후 YTN과의 인터뷰 때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가 가짜로 판명났고 황 교수도 곧 구속된다’는 말을 듣고 정신이 없었으며 중대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증언을 번복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15일 새벽 노 이사장과의 통화에서 “황 교수 논문은 허위”라고 말했고 이를 노 이사장이 MBC 등과의 인터뷰에서 폭로함으로써 거꾸로 황 교수가 코너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K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연구원의 발언은 ‘배아줄기세포는 있다’로 또 바뀌었다.

▽어떻게 증명될까=황 교수의 주장은 연구 결과에 이상이 생긴 책임이 김 연구원에게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즉 김 연구원이 노 이사장의 지시를 받거나 혹은 단독으로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는 것. 거꾸로 노 이사장의 주장이 맞는다면 김 연구원이 황 교수의 조작 지시를 어쩔 수 없이 따랐다가 양심에 걸려 실토를 한 셈이 된다.

현재 J1비자(학술 문화 교류) 자격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연구원은 1월 중순 귀국할 것이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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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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