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천마초등학교 ‘애플데이’

  • 입력 2005년 11월 1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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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너 때린 거 미안해. 내 사과(과일)를 받아줄래. 우리 우정 변치 말자.’(소희가 다솜에게 준 편지 글)

지난달 28일 인천 서구 석남3동 천마초등학교(교장 박승수). 학생 사이에 “미안해” “사과할게”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오갔다.

전교생들은 이날 오전 친구나 가족에게 사과의 편지를 쓰고 오해가 있었던 친구에게 맛있는 사과를 전달했다.

학교폭력대책협의회가 ‘애플 데이’로 정한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 간을 학교에서 화해 주간으로 정한 뒤 어색함이 사라지고 사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학생들이 사과 모양의 색종이 편지에 쓴 ‘사과의 글’은 이번 주 내내 1층 현관 앞에 전시된다. 일명 ‘사과 열매 전시회’.

4층에는 항상 고민을 털어놓고 친구와 따듯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아카시 꽃 사랑방’이 있다.

사랑방을 전담하는 정경자(31·사회복지사) 교사가 항상 학생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 곳에서는 심리상담과 게임, 놀이치료를 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를 두고 있는 초등학교는 인천에 두 곳에 불과하다.

정 교사는 담임이 추천한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 중이고 이 가운데 심리치료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놀이치료를 한다.

할머니와 사는 P(10) 양의 경우 정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12월 중 안구 수술을 무료로 받게 됐다.

정 교사는 “재래시장과 가까운 이 학교에는 전교생의 10%가 도시락을 싸오지 않아 점심 식사를 지원받는 실정”이라며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P 양도 병원 도움으로 사시 교정 치료에 이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요들송, 미술, 무용 등의 특기적성과목을 우선적으로 받도록 배려한다.

19일엔 ‘이웃 사랑 실천 나눔 장터’를 열기로 하고 의류, 도서, 음반, 장난감 등 중고물품을 수집하고 있다. 나눔 장터에서 나온 수익금을 전액 물질 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

박희제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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