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성적 좋아야 판검사 된다”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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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유명 고시학원에서 열린 ‘연수원 설명회’에 몰린 사법시험 2차 합격자들. 학원 측은 사시 합격자들이 노출을 꺼린다는 이유로 설명회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훈구  기자
2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유명 고시학원에서 열린 ‘연수원 설명회’에 몰린 사법시험 2차 합격자들. 학원 측은 사시 합격자들이 노출을 꺼린다는 이유로 설명회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훈구 기자
사법시험에 합격한 예비 사법연수원생들도 ‘선행학습’과 ‘고액과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과 중고교생 사이에서 불고 있는 ‘과외열풍’이 사시 합격자 사이에서도 불고 있는 것.

올해는 사시 2차 합격자 발표가 예년보다 2개월 가까이 빨라지면서 연수원 과정을 미리 공부하려는 합격자가 더욱 늘었다.

2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유명 고시학원에서 열린 ‘연수원 설명회’는 몰려든 합격자들로 북적거렸다.

학원 관계자는 “학원마다 100여 명의 합격자가 설명회에 참석한다”며 “11월부터 시작되는 연수원 예비과정에 200여 명의 합격자가 수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합격자들은 연수원에서 시작될 경쟁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판검사에 임용되려면 연수원 성적이 적어도 몇 등 안에 들어야 합니까.”

“사시 성적이 좋지 않은데 연수원에서 뒤집을 수 있습니까.”

유명 고시학원은 11월부터 연수원 예비학습반을 개설하고 합격자 유치경쟁에 들어갔다.

일부 합격자는 소규모 팀을 꾸려 선배 연수원생이나 전문 강사들에게서 ‘고액과외’를 받기도 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양모(29) 씨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주변에서 축하받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옛날 얘기”라며 “앞으로 연수원 2년 과정 동안 또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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