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도청 무안이전 이후…썰렁한 주변 음식점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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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이 옮겨간 지 1주일도 안됐는데….”

전남도청이 전남 무안으로 이전한 뒤 광주 동구 광산동 옛 도청 청사 일대가 썰렁하다.

주변 음식점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고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앞두고 주민 이주가 잇따르면서 도심공동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음식점은 울상=점심시간 때면 손님으로 북적였던 청사 주변 식당은 요즘 손님 구경하기가 힘들다.

도청 직원이 많이 찾던 Y일식집의 경우 점심시간 매출이 평일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주인 유모(42·여) 씨는 “도청이 옮겨가고 주변에 큰 관공서가 없어 다음달 서구 상무지구로 식당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 전문 식당인 K음식점 주인은 “70∼80% 가량 주문이 줄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업중앙회 광주 동구지회 관계자는 “도청 이전으로 동구지역 음식점 가운데 120여 곳이 폐업하거나 이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앞으로 문을 닫거나 이전할 음식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여 도심 공동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텅 빈 청사=도청 이사가 완료되면서 청사 내 33개 사무실과 자료실, 창고, 회의실 등 70여개 사무실이 텅비었다.

사무실 곳곳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남은 집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어 황량한 모습이다.

도청 이전으로 전남경찰청은 더부살이 설움을 덜게 됐다. 사무실이 넓어진데다 주차공간이 늘어났기 때문.

청소 업무와 정문 초소 근무는 ‘도청 총무과’에서 ‘경찰청 경무계’로 넘어갔다.

도청 이전으로 농민단체 등 시민단체의 집회 시위도 줄어 매주 4∼5건의 집회가 열리던 도청 앞에서는 이번 주에 단 한 건도 예정돼 있지 않다.

▽광주시 대책=광주시는 도청 이전으로 삭막해진 도심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광주시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전(2010년)까지 추진할 단기사업 33건과 문화수도 조성사업(2020년)까지 추진하는 중장기 사업 10건, 문화전당 건립 등 모두 44건을 마련해 놓았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1644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사업은 도청 주변과 예술의 거리에서 상설 문화공연과 축제를 열고 먹거리 장터를 개설한다는 것이다. 철거 대상 건물에 임시 창작 스튜디오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장기 사업은 충장로와 예술의 거리 특화 사업과 문화상품 전시와 홍보, 마케팅을 위한 영상문화시설 건립 등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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