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관 후보 9명 추천…사시 14회 3명 추천 눈길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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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위원장 송상현·宋相現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는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신임 대법관 제청 후보 선정 회의를 열어 9명의 후보를 선정한 뒤 이 명단을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대법원장은 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들 가운데 3명을 정해 19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이라고 대법원 관계자가 밝혔다.

대통령은 특별한 이견이나 사정이 없으면 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를 새 대법관으로 임명하게 된다.

▽‘다양한’ 인물 추천=9명의 후보는 법원 내부와 재야 법조계, 여성, 학계, 비서울대 출신 등에서 고르게 추천됐다.

재야에서는 박시환(朴時煥) 변호사, 학계는 양창수(梁彰洙) 서울대 법대 교수가 대표로 후보에 올랐고, 전수안(田秀安)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여성 법조인을 대표한다.

비서울대 출신으로는 김지형(金知衡) 사법연수원 연구법관과 손용근(孫容根) 법원도서관장이 추천됐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진기(金鎭基) 대구지법원장과 김황식(金滉植) 법원행정처 차장, 이홍훈(李鴻薰) 수원지법원장 등 사시 14회 출신이 3명 추천돼 눈길을 끈다.

▽누가 후보로 제청될까=이 대법원장은 후보 제청과 관련해 ‘재판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판사의 본분은 재판을 하는 것이므로 재판 잘하는 판사가 최적임이라는 논리다.

이 대법원장은 이를 위해 각 후보자의 과거 판결문을 모아 일일이 읽어 보며 분석 중이라고 대법관 관계자가 전했다.

법원 내부 평가도 중요하다. 대법원은 각급 법원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전화와 면담 조사를 실시해 평가자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법원장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다양성’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 능력과 평가 등이 비슷할 경우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보면 법원 내부와 재야, 학계, 비서울대, 여성 등에서 고루 제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은 19일 후보 제청 때 이들 후보 9명 중에서 1명을 법원행정처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조직법상 대법관이 맡도록 되어 있는데, 이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아닌 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맡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법 개정 전까지는 행정처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의 기획과 인사 예산 재판업무를 총괄하는데, 법이 개정되면 정무직 장관급 지위가 될 것이라고 대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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