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사무총장 “사스보다 독성 강해 몇백만명 피해 볼것”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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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고 불안정한 바이러스라서 사람 대 사람의 감염도 언젠가는 온다고 봅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그런 사태를 맞게 된다면 어떤 정치 지도자도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13일 오전에 귀국한 이종욱(李鍾郁·사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도착하자마자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류독감은 보건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총장은 태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조류독감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서울대에서 14일 수여하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조류독감은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해 동남아 한국 일본 루마니아 터키 러시아에까지 번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사스로 700명이 사망했고 3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보았지만 조류독감은 적게 잡아도 몇백만 명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빨리 발견해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각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양계 농가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해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 조류독감 치료약은 전 세계에서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에서 만드는 약 하나뿐이며 예방백신은 없다.

이 총장은 “미국과 프랑스가 백신 개발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자국 시장조차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도 지금부터 백신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스스로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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