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복원사업 ‘유탄’…올해 러産 새끼수입 전면금지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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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갓 부화한 새끼 황새를 어미 황새가 돌보는 모습. 사진 제공 황새복원연구센터
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갓 부화한 새끼 황새를 어미 황새가 돌보는 모습. 사진 제공 황새복원연구센터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 복원 사업이 조류독감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소장 박시룡·朴是龍 교수)에 따르면 황새 복원을 위해 해마다 러시아에서 2∼4마리의 새끼 황새를 들여왔지만 올해는 7월 시베리아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금지돼 아직까지 들여오지 못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 황새는 센터에서 자체 번식한 황새와 짝을 지어 근친교배를 막는 역할을 했는데 올해 5월에 부화한 4마리의 새끼들이 짝을 짓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새는 짝짓기까지 낯을 익히는 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수입이 늦어질수록 복원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박 교수는 “조류독감의 위험성은 알지만 수입 황새는 야생에서 수개월간 격리한 데다 수만 마리를 수입하는 것도 아니고 불과 4마리 정도인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검역을 철저히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텐데 무조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

황새복원센터는 새끼 황새를 수입하려고 러시아에 이미 6000달러를 지불했고 수입 여부와 관계없이 추가로 6000달러를 지불하기로 계약한 상태여서 경비만 날릴 처지에 놓였다. 이와 관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길홍(李吉洪) 검역검사과장은 “천연기념물인 황새 복원 사업이 의미가 있지만 조류독감으로 인한 인명 피해 예방이 더 중요하지 않으냐”며 “황새 복원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려고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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