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이틀간 120만 인파… 출입로 적어 북새통

  • 입력 2005년 10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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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다시 흐르기 시작한 청계천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1일 오전 10시부터 시민 입장이 허용된 청계천은 2일에도 밤늦게까지 구경 나온 시민들로 시장터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개방 첫날 한 여성이 추락해 사망하는 등 사고가 발생해 우려했던 안전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주말 이틀 동안 120만 명 운집=1일 하루 동안 청계천을 찾은 사람이 58만 명에 이르는 등 이틀 동안 120만 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특히 청계천 시점부인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은 천변 산책로로 내려가기 위한 시민의 행렬이 서울시청까지 늘어서는 등 2일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오전 시간대나 하류 구간을 많이 이용해 달라”는 안내문을 청계천 곳곳에 긴급히 게시했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은 시원한 소리를 내며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깨끗한 물에 매료된 채 밤늦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특히 방문객 중 예전의 청계천을 기억하는 60대 이상 노년 세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충남 예산군에서 올라왔다는 이규승(80) 씨는 “청계천이 흐르는 걸 반세기 만에 다시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물과 함께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와 분수가 있어 산책하기에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의 폭포, 광통교, 정조 반차도 등 청계천의 명물 구간에선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또 청계천 인근의 가게뿐 아니라 인사동, 삼청동 일대까지 청계천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남자친구와 함께 구경 온 이수진(26·여) 씨는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 서울 시내에 얼마나 있겠느냐”며 “심리적으로는 한강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진출입로 화장실 안내표지판 부족 등 남은 과제=개방 이틀째인 2일 시민들은 도로에서 천변 산책로로 들어가는 진출입 계단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이성현(45) 씨는 “표지판이 없어 한참을 찾았다”며 “전체 구간에 비해 진출입 계단 수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 전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진출입로는 양쪽을 합해 모두 23개.

화장실과 휴지통 안내표지판도 전체적으로 부족해 이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시민이 자주 눈에 띄었다.

개통 첫날인 1일 밤에는 50대 여성이 삼일교에서 청계천으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통 전부터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지적한 안전사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

특히 청계천변 인도의 경우 폭이 1∼1.5m에 불과하고 난간의 높이도 1m 이내인 데 반해 개천 바닥까지의 높이는 4∼5m나 돼 추락 사고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틀 동안 청계천을 보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난간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목격되기도 했다.

횡단보도가 산책로의 진출입구와 많이 떨어져 있고 신호 체계가 불안정해 시민들이 자주 무단횡단을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도 주차 안내표지판이 부족해 주차 공간을 찾는 차량들이 서로 뒤엉켜 교통 체증을 더했다.

신우석(46) 씨는 “유료 주차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 주차장에 관한 안내가 전혀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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