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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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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의 한 공무원이 ‘뇌물죄’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 공무원은 뇌물로 받은 돈을 자신이 근무하는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재해 방지 시설을 건축하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이 공무원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지 300자 내외로 써보세요. (5학년 1단원 4∼16쪽, 6학년 2학기 사회 1단원 37∼44쪽)
○ 임진희 경기 양주시 은봉초등학교 6학년
뇌물로 받은 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쓴 공무원은 무죄라고 생각한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다. 이 공무원은 자기 마을의 재해 방지 시설을 건축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치인들은 결코 할 수 없는 큰 일을 한 것이다. 물론 법을 무시한 행동이긴 하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들과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이 무죄라고 할 것이다. 과정은 정당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좋은 일을 한 것이다.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이 공무원은 풀려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수현 경북 포항시 상대초등학교 5학년
공무원은 뇌물을 받지 못하는 직업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썼다고 뇌물을 받은 것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뇌물을 받았나, 안 받았나가 중요한 것이지 이 뇌물을 어떻게 사용하였느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아 좋은 일에 쓰면 죄가 안 되는가? 이 공무원은 아마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얻었을 것이다. 이 신임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뇌물 덕분에 신임을 얻은 것이다. 이것은 공무원이 이익을 얻었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공무원은 뇌물을 받아 비록 가난한 사람을 도왔지만, 뇌물을 받은 것은 받은 것이므로 뇌물죄는 성립한다.
■총평 - 객관성과 타당성 있는 근거 제시해야
임진희 학생은 공무원이 받은 뇌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므로 반성을 전제로 죄를 묻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빈틈없는 논의 전개는 아니지만 글의 일관성은 잘 유지하고 있다. 단, 공무원에게 죄를 묻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움을 받은 사람들과 많은 국민이 공무원이 무죄라고 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했으나 유무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객관성과 타당성은 부족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다’라는 식의 접근은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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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학생은 유무죄 판단 기준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생각을 집중시키는 훌륭한 서론이다. 다만 서론에서 제기한 논의의 초점을 글 전체에 걸쳐 유지하지 못한 것은 옥에 티다. 뇌물을 어떻게 사용하였느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언한 직후 뇌물을 어떻게 사용하였고, 그로 인해 이 사람이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을 전개해 논의의 초점이 흐려졌다.
이 부분에 뇌물을 받은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앞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주장과 근거의 연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명심하자.
심유미 대성독서논술연구소 연구실장
■초등학생 다음(9월 27일) 주제
심장병을 앓고 있던 팔순 할머니의 외아들이 숨졌습니다. 할머니가 이를 알면 충격을 받아 돌아가실 것을 염려한 가족은 아들이 먼 외국에 있어서 올 수 없다고 12년 동안 거짓말을 했습니다. 결국 이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죽음을 모른 채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 가족의 행동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3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3학년 1학기 도덕 4단원 62∼81쪽, 4학년 2학기 사회 2단원 58∼95쪽, 5학년 도덕 1단원 4∼17쪽)
○고교생은 9월 16일까지, 초등학생은 9월 23일까지 학교, 학년, 주소, 연락처와 함께 글을 보내주세요. 다음 주는 중학생 논술이 실립니다. 5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글 보낼 곳: edu.donga.com/non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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