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선출, 이젠 주민투표까지…자격시험 보기도

  • 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3분


‘주민추천에서 필기시험을 거쳐 주민투표까지….’

경기 침체로 통장(統長) 신청자가 크게 늘면서 선발 방식이 갈수록 엄격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통장은 특별한 경력이 없어도 할 수 있지만 짭짤한 수입과 혜택이 있어 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매달 20만 원의 기본급, 회의수당 4만 원, 추석과 설에는 상여금이 100%씩 주어진다. 3년 이상 근속한 통장의 중고교생 자녀에게는 학자금 전액이 지원된다.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2동사무소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통장 4명을 주민선거로 뽑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동사무소는 15∼21일 신청을 받아 23∼29일 후보자의 홍보물과 신상명세서, 투표용지 등을 해당 가정에 보내 29일 오후 6시경 개표할 예정이다.

해도2동사무소 유시열(柳時烈·50) 자치행정담당은 “그동안 동장이 주민 추천을 받아 통장을 위촉했으나 희망자가 크게 늘어나 선정 과정의 논란을 없애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주민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북 남원시 도통동사무소는 올 7월과 3월 각각 14통과 15통의 통장을 주민직접선거로 선출했다. 14통 통장에는 남녀 2명이 출마해 송모(56·여) 씨가 당선됐고 15통 통장에는 여성 3명, 남성 1명 등 후보 4명이 경합을 벌여 160표 가운데 66표를 얻은 박모(34·여) 씨가 선출됐다.

유력 인사가 상급기관에 ‘압력’을 넣는 일까지 생기자 아예 시험으로 통장을 뽑는 사례도 생겼다.

경남 김해시 북부동사무소는 지난달 3일 신청자 16명을 대상으로 4지선다형과 주관식 등 20문항으로 된 시험과 인터넷 정보검색 테스트를 실시해 통장 4명을 선출했다.

대전 서구는 23개 동별로 통장위촉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부작용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통장위촉위는 동장과 주민자치협의회장, 통장협의회장을 당연직으로 하고 10여 명 안팎의 지역 인사로 구성된다. 새로 통장을 선출할 경우 7일 이상 공고하고 신청자를 접수한 뒤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객관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대전 서구의 박상일(朴商一) 부구청장은 “통장 선출 과정에서 지역 유력인사가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밝혔다.

포항=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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