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노조 “교비 전용” 주장에 관선이사장등 5명 사퇴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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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복 이사장
이창복 이사장
지난해 12월 임시 이사진이 파견된 경기대에서 노동조합이 재단법인의 교비 전용을 공개해 이사장 등 이사와 감사 5명이 사퇴하는가 하면 교수들이 총장선임무효청구 소송을 내는 등 내분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가 재단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경기대 사태가 학내 분규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사진 퇴진=1일 경기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17일 “재단이 대학에서 파견된 재단 사무국장의 급여 4500여만 원을 재단 회계가 아닌 교비에서 지급했고 교육인적자원부 승인 없이 2억 원을 차입해 직원 급여와 차량보조비 등으로 9900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단이사 7명 중 이창복(李昌馥·열린우리당 강원도 지부장) 이사장은 다음날 바로 교육부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상철(李相哲·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병섭(朴炳燮·상지대 부총장) 안병욱(安炳旭·가톨릭대 교수) 이사와 이기욱(李基旭·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 부회장) 감사도 지난달 26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재단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재단 구성원이 바뀌는 바람에 업무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일어난 행정상의 실수”라며 “차입금은 조기에 상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갖고 “노조가 일부 비리직원을 지키기 위해 전 직원의 생존권을 들먹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사소한 행정상 잘못을 들어 개혁적인 성향의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태일 총장은 사태를 방관하는 등 개혁 의지가 없어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구성원이 결단할 것”이라고 사실상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총장 선임 무효 소송=이 학교 건축학부 조병수(趙丙秀), 국제학부 류재갑(柳在甲) 교수는 이사장을 상대로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에 총장선임무효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교수는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후보자의 자격을 학교 외 인사로 제한한 것은 교내 교수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또 사립학교법상 임원 구성 요건이 7인 이상인데도 이사 6명 등 정원이 미달된 상태에서 이사회가 총장 선임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입장=교육부는 이에 대해 “기존에 재단 차입금이 있을 경우 추가 차입은 교육부 허가사항이기 때문에 이 이사장에게 서면으로 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학의 재정구조가 취약해서 일어난 구조적 문제인 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골고루 들은 뒤 결정하겠다”며 사표 수리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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