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27층아파트 태극기 휘날리며…

  • 입력 2005년 8월 11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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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형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이 단합을 위해 모든 가구에 태극기를 게양해 화제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네오스포아파트 주민들은 2일부터 태극기를 달기 시작해 10일 현재 전체 782가구 중 빈집 30여 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태극기를 게양했다.

27층짜리인 이 아파트는 서면 번화가에 위치한 데다 바로 옆으로 통행량이 많은 동서고가도로가 지나가 이곳의 ‘태극기 물결’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주상복합아파트의 특성상 주민들의 단합이 힘들고 1999년 완공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반상회가 열리지 않아 어떻게 주민들을 단합시킬 수 있을까 고심해 왔다.

그러다 태극기를 통해 ‘마음의 담’을 허물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지난달 말 자체 예산 360만 원으로 태극기 900개를 구입했다.

입주자대표회 소속 주민들은 일일이 가구를 방문해 태극기를 나눠줬으며 구내방송 등을 통해 입주한 모든 가구가 태극기를 달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입주자대표회는 광복절까지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한 뒤 일단 수거했다가 국군의날과 개천철, 한글날 등 국경일 많은 10월 1∼9일 다시 태극기를 달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에는 전문 인력을 동원해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 주민이 살지 않는 빈집에도 밖에서 태극기를 달아 게양률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입주자대표회 이춘근(李春根·57) 회장은 “광복절과 APEC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주민화합도 이루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태극기 게양 운동을 시작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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