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태 勞-勞갈등 번지나…使 명퇴접수 강행 勞 단식농성

  • 입력 2005년 7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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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사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태는 노-노 갈등으로까지 확산될 기세다.

▽평행선 달리는 노사=5일 오전 진종철 KBS 노조위원장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진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사측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긴 채 중간광고와 간접광고 등 광고는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며 “무능한 경영진이 공영방송의 방향타를 잃고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경영진은 이날 오후 임원 토론회를 거친 후 ‘우리 함께 난국 타개에 동참합시다’라는 호소문을 냈다. 경영진은 호소문에서 “노조의 요구가 합리적이고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경우 이를 수용하겠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노조의 경영진 퇴진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KBS PD협회는 이날 협회보를 통해 노조 방침에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PD협회는 “(경영진이) 책임지면 고통 분담을 하겠다는 노조의 말은 물러날 대상자와 협의를 하겠다는 논리 모순의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경영위기는 인정, 해법은 달라=KBS는 지난해 638억 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광고시장 위축으로 7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연주 사장은 지난달 1일 올해 예산과 직원 임금 삭감, 수신료 인상을 골자로 한 ‘경영과 재정구조 혁신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조는 대의원총회를 거쳐 ‘선(先) 경영진 책임, 후(後) 고통 분담’을 내세우며 사측의 경영 혁신안에 반대하는 결의서를 지난달 15일 사측에 전달했다.

소강 국면이던 KBS 노사갈등은 지난달 30일 진 위원장과 정 사장의 만남 이후 다시 냉각됐다. 진 위원장은 “직간접적으로 KBS 적자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정 사장은 오히려 조합원을 설득해 조합의 요구를 철회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4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경영진이 계속 책임을 회피할 경우, 집행부와 중앙위원들도 삭발 및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사측은 4일부터 명예퇴직,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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