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급 반도체는 기존 기가(109)급 실리콘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1000배 높고 정보처리속도는 1000배 빨라 노트북PC 크기에 슈퍼컴퓨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이영희(李永熙·50·사진) 교수는 “탄소나노튜브를 테라급 반도체에 적용할 때 필수적인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를 대량으로 분리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과학기술부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성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미국 화학회지(JACS)’ 4월호에 실렸다.
탄소나노튜브는 지름이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이면서 길이가 몇 mm인 원통형 구조로 다양한 전기적 성질을 갖는 신물질이다. 지금까지 탄소나노튜브 합성 시 금속성 탄소나노튜브와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가 혼재돼 있어 두 종류의 탄소나노튜브를 따로 분리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나이트로늄 이온(NO₂+)이 녹아 있는 용액에 탄소나노튜브를 섞은 다음 초음파로 금속성 탄소나노튜브만 분해시켜 필터로 걸러 없애고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만 얻었다.
이 교수는 “분리 방법이 간단해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의 대량 추출이 가능하다”며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차세대 테라급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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