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산불난 날 골프’ 추궁에 “안이한 판단” 고분고분

  • 입력 2005년 4월 11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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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사과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이해찬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사과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이해찬 국무총리 맞아?”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 주변에서는 이날 출석한 이 총리의 부드러워진 답변 태도를 놓고 이런 말이 자주 오갔다.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때만 해도 목청을 높이며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과 공방을 벌였던 이 총리다.

이 총리는 답변 처음부터 동해안 지방 산불이 번진 식목일(5일)에 골프를 친 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제 불찰로 안이한 판단을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주 근신하겠다”고 사과했다.

한나라당의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행정도시법이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으면 대통령이 물러나고 정권은 퇴진하느냐”고 질문하자 “그건 아니다. 국회에서 입법한 것 아니냐”고 여유 있게 받아넘겼다. 자신이 골프친 것을 문제 삼아 김 의원이 총리직 사퇴를 요구하자 “산불 피해 수습을 먼저 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이를 지켜본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실세 총리란 자신감 때문에 이젠 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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