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성금 40억으로 회관구입”사회복지모금회 도덕성 논란

  • 입력 2005년 3월 31일 19시 29분


코멘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성금 40억 원을 회관 구입에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월 17∼25일 모금회에 대해 감사한 결과 “회관 매입금 증액 요청을 정부가 거절하자 모금회가 기업체들이 낸 성금 중 40억 원을 지정기탁 형식으로 나중에 기부받아 매입비용을 충당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또 “모금된 성금과 물품의 배분도 허술했다”며 “회관 매입 관련자 문책, 회관 매입에 쓴 40억 원의 성금 환원, 성금 배분시스템 개선 등을 모금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모금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법에 위배되도록 성금을 쓴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회관 매입 논란=지난해 1월 모금회는 회관을 사기 위해 복지부에 기본재산 220억 원의 사용허가를 요청했고 복지부는 이를 승인했다.

모금회는 서울 중구 정동 한양빌딩 매입에 40여억 원이 모자라자 복지부에 증액을 요청했다. 복지부가 이를 거절하자 모금회는 삼성 등 대기업 2곳에 성금 중 40억 원을 회관 매입에 쓰도록 지정기탁해 달라고 부탁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예정되지 않은 기탁을 모금회가 나중에 기부하도록 요청한 것은 성금 모금 취지에 어긋나고 지정기탁제를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모금회는 “처음부터 회관 매입용으로 적법하게 기부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본재산을 취득할 때 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얻도록 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정관에 어긋나 법적,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허술한 성금 운영=법에 따르면 한 해 모인 성금은 그해에 모두 쓰는 것이 원칙. 그러나 감사결과 2003년 성금 625억 원 중 이웃돕기에 쓰인 돈은 336억 원이었다.

또 지난해 1월까지 24개 업체로부터 지정기탁 받은 166억 원 중 27%를 지금까지 집행하지 않았다.

모금회 측은 이에 대해 “모금이 연말에 집중돼 그 해에 모두 쓰기 어려웠고 회기변경 등의 이유로 적립된 성금이 이월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