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수도분할은 수도이전 보다 더 나쁘다"

  • 입력 2005년 3월 24일 15시 04분


이명박 서울시장. 동아일보 DB
이명박 서울시장. 동아일보 DB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24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을 반박하면서 "수도분할은 개혁도 아니고, 균형발전도 아니다"며 수도이전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분할은 수도이전 보다 더 나쁘다"며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정략적으로 담합한 정치권은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이명박 시장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성명▼

수도분할을 중지하고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에 띄우신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그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도 꿈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저 이명박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저의 꿈은 통일수도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분할된 수도'를 꿈꾸고 계시지만, 저는 '통합된 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함께 잘사는 나라, 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 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의하는 통일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혁과 국가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것에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수도분할은 아닙니다. 개혁도 아니고, 균형발전도 아닙니다.

사실 수도이전 논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어서, 저는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국민의 의사를 물어 재고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께서는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 '한나라당에서도 재미 좀 보라', '정권의 명운을 건다', '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천도해야 한다',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등 국가대사를 극단적으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보고, 국가의 중대사인 수도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한 것이지, 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고민하여 추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해 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습니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한 예가 없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도이전은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국민과 함께 '국력낭비를 막았다'면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도이전이 수도분할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또다시 정치에 남용되고 있고, 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분할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성난 민심을 의식하여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고, 국무총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수도분할을 기정사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하략)

▶이명박 시장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성명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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