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호사회 ‘女風’ 절감… 넥타이핀 기념품 항의에 사과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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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핀과 커프스단추는 남편에게 선물하라는 건가요?”

지난달 31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했던 여성변호사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 불만이다.

총회에 참석한 1900여 명의 변호사에게 지급된 기념품은 남성용 넥타이핀과 커프스단추.

기념품 상자 안에는 ‘회원들만이 유일하게 자부심을 갖고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제작했다’는 문구도 함께 있었다.

이날 총회는 서울변호사회의 새 회장을 뽑고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행사였다.

총회 이후 서울변호사회에는 “심한 거부감과 모욕을 느꼈다”는 여성 변호사들의 공식적인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변호사회 집행부가 여성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기념품을 수거한 뒤 여성 회원이 쓸 수 있는 물건으로 교체해 달라는 것.

한 여성 변호사는 “여성 회원이 300명을 넘어섰고 회장 후보자들마다 변호사회의 업무에 여성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회원들의 특성과 기호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성용 기념품을 만든 이유가 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변호사회 집행부 관계자는 “총회에서 개편되기 전 옛 집행부의 문제지만 현 집행부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며 “다만 이미 지급한 기념품을 회수해 바꿔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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