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판결]친구끼리 싸우다 다쳤다면 가해학생 부모도 책임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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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아들이 싸워 친구를 다치게 했다면 가해 학생의 부모도 미성년자 아들에 대한 지도를 소홀히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6단독 박진영 판사는 A 씨(20)에게 맞아 청력을 잃었다며 B 씨(20)의 부모가 A 씨와 그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7일 “피고는 연대해 원고에게 3372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B 씨는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2년 5월 서울 강서구의 한 교회에서 A 씨와 싸우다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정형외과 치료를 받았으나 두 달 뒤 왼쪽 청력을 거의 잃고 말았다. 재판부는 “B 씨의 피해는 A 씨의 폭행에 원인이 있다”며 “A 씨 스스로도 비록 인지능력이 있는 나이지만 생계를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학생인 만큼 부모도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인정되므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가 서로 싸우다 발생한 사건이고 원고도 치료를 성실히 하지 않은 것이 인정되는 만큼 청구 금액의 50%만 배상하라”고 덧붙였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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