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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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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각을 다투는 세계화시대, 우리에게 한가한 시간은 없다. 우리는 하루속히 교육을 확고하게 정착시켜 세계화에 부응하는 국제경쟁력을 창출해 내야 한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할 일이 너무 많다. 유아교육에서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개선하고 창안해야 할 일이 수없이 기다리고 있다. 유아교육과 보육교육의 대립, 학생과 학부모의 허리를 휘청거리게 하는 사교육, 학교교육의 불신에 따른 도피성 교육이민,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입시 과정, 졸업을 두렵게 하는 취업난 등등. 이 모든 일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이 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길로 제시된 것이 이른바 교육개혁이다. 정부에서는 이미 대학교육의 개혁 방향을 예고한 바 있다. 현재의 대학 수를 대폭 줄여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 대학의 수를 줄이자는 데에 이의를 말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대학들을 통폐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혹시라도 일부에서 시도하고 있는 예산절감만을 위한 몸집불리기식의 통폐합이 이번의 대학 구조조정을 주도해 나간다면 이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대학 간의 통폐합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그 과정상의 문제점은 있지만, 교육의 결과는 다른 나라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성급한 교육개혁이 혹시라도 우리의 전통적인 교육 기반을 훼손할까 염려된다.
정부에서는 교육개혁의 우선 대상을 대학의 구조조정으로 잡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세계화에 부응하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기 때문에 대학의 구조조정은 시급하다. 그러나 백년대계인 교육개혁은 시급할수록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대학의 구조조정에서 강조해야 할 점은 구조조정이 통폐합에 의한 양적인 조정에 끝나지 말고 전문성을 신장하는 질적인 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예산 절감을 위한 대학 간의 통폐합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이 아니다. 이제는 대학의 구조조정도 하드웨어적인 통폐합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조정이 돼야 한다. 다시 말해 전문성을 살리고 정체성을 함양하는 구조조정이어야 한다.
이와 함께 각급 학교의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교과과정을 강력하게 보완하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심성교육이 평생 삶의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하고, 국적 있는 교육을 강조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져야 한다.
당장의 교육부총리 인선이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럴수록 교육개혁의 문제는 더욱 신중하고 내실 있게 진행하겠다는 정부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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