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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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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풀리기의 실태=조사 결과 30% 이상의 학생들이 ‘수’를 받은 학교의 비율은 △과학 24.1%(47개교) △영어 23.1%(45개교) △사회 20.5%(40개교) △국어 18.9%(37개교) △수학 14.9%(29개교)였다.
‘수’를 받은 학생 비율이 30%가 넘는 과목이 3개 이상인 학교도 25개교로 전체의 12.5%나 됐다. 이들 고교는 강남(강남 서초구) 지역에 소재한 경우가 7개교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북부(도봉 노원구) 6개교, 동부(동대문 중랑구)와 강서(강서 양천구) 지역에 각각 3개교 순이었다.
성적 부풀리기가 심각했던 일부 학교는 국어과의 경우 ‘수’ 또는 ‘우’가 79%였으며 과학은 78.8%, 영어는 71.2%까지 나왔다.
시교육청은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이번에 적발된 학교는 제재하지 않는다”며 “다만 3월부터 진행되는 특별장학지도에서는 ‘수’의 비율이 25% 이상 등 새 기준을 적용해 위반 학교는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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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없나=교육전문가들은 시교육청이 성적 부풀리기 방지에 나선 것에는 환영하면서도 실효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백순근(白淳根·교육학) 교수는 “성적 분포는 학생 수준이나 시험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수’를 받는 학생 비율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학력이 높은 학교의 학생들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적 부풀리기의 잣대가 너무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8학년도부터 도입될 학교생활기록부 9등급 비율에 따르면 3등급까지가 상위 23%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동국대 박부권(朴富權·교육학) 교수는 “고교 내신이 대입 전형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절대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생 성적이 정상분포를 보인다고 가정하면 ‘수’의 비율은 5∼10%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현선해(玄宣海) 입학처장은 “지침이 없는 것보다 낫지만 과목별로 25%의 학생에게 ‘수’를 준다면 성적 부풀리기가 계속될 것이고 내신은 변별력이 없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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