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 교체 파문 확산

  • 입력 2005년 1월 5일 20시 16분


“행정 개입으로 문화계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있다.”

경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이끌어온 김홍준 집행위원장(영화감독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의 해촉을 놓고 영화계가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유명 영화배우들이 올해 7월로 예정된 부천영화제에 참가하지 않기로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부천시(시장 홍건표)는 지난해 12월 30일 임기 28개월을 남겨둔 김 위원장을 갑자기 해임했다.

이와 관련해 부천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을 새로 맡게 돼 부천영화제에 역량을 집중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고 밝혔다.

다른 간부는 “영화인 사이에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고, 김 위원장이 영화제의 독립성을 너무 내세워 홍 시장과의 관계도 매끄럽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경실련은 최근 성명을 통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부천시장의 인사개입이 중단돼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찬욱 봉준호 씨 등 영화감독 11명과 권상우 김혜수 문근영 문소리 설경구 송강호 이영애 이병현 등 인기 영화배우 28명도 올해 부천영화제의 작품 출품이나 참가를 거부하기로 했다.

영화인회의,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감독협회 등 10여개 영화단체도 부천영화제 ‘보이코트 운동’에 나서는 한편 김 집행위원장에 대한 해촉 무효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은 “보통 집행위원장이 10년 이상 맡아 특색 있는 국제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세계적인 관행”이라며 “올해 영화제 준비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집행위원장이 바뀌어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의회 안익순 의원은 지난해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홍 시장이 자신의 선거캠프에 활동했던 인사들을 부천시체육회사무국장,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 등으로 발탁한 것과 관련해 “산하단체 임직원의 인선 투명성을 위해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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