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봉건 박사, 뇌신경세포 ‘분화의 열쇠’ 찾아내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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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있는 신경줄기세포가 다양한 종류의 신경세포로 분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실체를 한국인 과학자가 처음 규명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의 주봉건 박사(37·사진) 연구팀은 19일 생쥐 신경줄기세포의 성장이 억제되거나 촉진되는 상반된 작용이 동일한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생물학 최고의 권위지 ‘셀(Cell)’ 17일자에 게재됐다. 신경줄기세포는 특정 신호를 받으면 유전자(MASH-1)가 활성화돼 신경세포로 자란다.

그동안 MASH-1의 기능은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단백질 복합체의 일부인 효소(PARP-1)가 활동을 시작하면 MASH-1이 활성화돼 신경줄기세포의 분화가 이뤄진다는 점을 처음 밝혔다.

주 박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 손상 환자들의 치료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서울대 윤병우 교수, 인체줄기세포로 ‘뇌경색 쥐’ 치료▼

국내 연구진이 사람 신경줄기세포가 이식된 후 동물에서 뇌경색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과정을 국제 학계에 처음 보고했다.

서울대 의대 신경과 윤병우(尹炳宇·49·사진) 교수는 “뇌경색에 걸린 쥐에게 사람 신경줄기세포를 정맥주사로 이식한 후 이 줄기세포가 쥐의 뇌경색 부위로 이동해 뇌기능을 회복시키는 과정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적 뇌신경과학전문지 ‘뉴로사이언스 리서치’ 12월호에 발표됐다.

윤 교수팀은 인위적으로 뇌경색을 일으킨 쥐의 꼬리에 사람 신경줄기세포를 정맥주사로 주입하고 7∼14일 후에 쥐의 뇌경색 부위에서 이 줄기세포가 정상적인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로 분열해 증식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 신경줄기세포가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단계의 동물실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수술을 통해 뇌경색 부위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정맥주사를 통해 줄기세포가 뇌경색 부위에 알아서 찾아가는 것을 확인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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