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객은 안늘고”… 위기의 제주

  • 입력 2004년 12월 8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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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관광객 유치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제주관광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428만 명, 외국인 30만 명 등 모두 458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올해 당초 유치 목표로 세운 510만 명에 크게 밑도는 것으로 사실상 목표 달성이 힘들어졌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440만 명, 외국인 20만 명 등 관광객 460만 명에 비해서도 0.3%가 감소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감소한 이유로 국내 경기 침체를 가장 먼저 꼽고 있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7월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주5일 근무제 시행이후 국민여가활동을 조사한 결과 국내 선호 관광지로 강원도를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제주지역은 2위로 밀려났다.

제주관광대 양승필(관광경영학) 교수는 “제주관광객 감소는 덤핑관광 바가지요금 코스누락 등 고질적인 관광부조리 및 관광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요인에서 찾아야한다”며 “관광서비스 체질 개선과 개발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광객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동남아에 뒤진 상황은 이미 고착화 됐다. 신혼관광인 경우 제주지역 하루 평균 관광경비가 19만 원 가량으로 베트남, 태국, 베이징(北京), 싱가포르 등지 12만 원 가량에 비해 비싸다.

특히 제주관광 상품이 자연경관을 보는 것으로 짜여져 테마 중심 관광으로 바뀌는 관광객 수요를 제때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제주 관광시스템으로는 연간 500만 명이 최고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중국인 관광객 200∼3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식당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현주소”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달부터 수능 수험생 대상 할인상품 개발, 신혼여행객 감귤따기 체험행사, 재외도민 고향방문 추진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오창무 관광문화국장은 “관광정책이 관광객 양(量) 보다 질(質)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할 시점에 왔다”며 “관광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제주관광 중단기 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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