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금괴 밀수 급증

  • 입력 2004년 12월 7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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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급등하면서 금괴 밀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적발된 금괴 밀수 건수는 14건, 128억여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는 2배가 증가하고 금액은 무려 37배가 급증한 것이다.

밀수유형도 그동안 가족 단위의 밀수범들이 소량의 금괴를 밀수입하던 방식에서 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

올 8월에 적발된 금괴 밀수조직의 경우 중국과 한국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화객선을 이용하여 금괴 120㎏(시가 20억원 상당)을 밀반입하려다 검거됐다.

또 지난달에는 인천국제공항에 근무하는 현직 경찰이 금괴밀수 조직의 의뢰를 받아 금괴를 들여오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처럼 금괴 밀수가 대담해지고 대형화하는 것은 올해 들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유층들의 '금 사재기' 등으로 국내 금값이 급등하면서 국제 금값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한 돈(3.75g)당 국내 금값과 국제 금값의 시세차액은 2237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000~5000원대로 커졌다 .

관세청은 이에 따라 올 7~8월에 금괴밀수 집중단속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부터 금괴밀수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는 인천국제공항에 금괴 밀수 특별단속반을 편성, 운영 중에 있다.

또 전국 각 세관에 자체적으로 금괴 밀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별단속반을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관세청 박재홍(朴在洪) 조사국장은 "금괴 밀수단속을 위해 국가정보원 검찰 등 유관기관의 공조수사 체계를 마련, 철저한 단속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상적인 금 수입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33억 달러 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18억 달러)보다 80% 이상 증가한 것. 이는 지난해 전체의 금 수입물량(28억 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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