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메시지 앞부분 6자리 숫자만 보관되는 SK텔레콤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메시지 가운데 혼동되는 게 많았다.
경찰은 수능 시간대에 발송된 메시지 중 ‘154441’이라는 숫자 메시지를 발견했다. 이는 이 시간대에 치러진 수능 과목의 정답과 일치했다. 이에 경기도의 가입자 주소로 수사관을 급파했다.
하지만 경찰이 찾아낸 가입자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주부였다. ‘154441’은 이 주부가 근무하는 보험사 대표전화 ‘1544-41○○’의 앞 6자리였던 것.
숫자로 된 인터넷 IP주소를 발신한 것을 수능 답안으로 오인한 경우도 있었다.
또 ‘문자+숫자’ 메시지에서도 우연이 속출했다. 경찰은 이동통신사에 ‘언어’ ‘수리’ ‘홀’ ‘짝’ 등의 문자와 숫자가 함께 들어 있는 모든 메시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 “깜‘짝’ 세일 452-××××” “휴대전화 ‘수리’ 3444-1×××” 등 수능과 무관한 문자메시지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잡으려던 ‘붕어’ 대신 ‘피라미’가 낚인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수능 시간대에 발신된 30개의 숫자만으로 구성된 메시지를 발견했다. 수능 정답과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잘 못하는 수험생이 발신한 답안일 수 있다고 보고 송·수신자를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수능 당일 1, 2학년 기말시험을 치른 모 고교 학생들의 부정행위로 밝혀졌다. 경찰은 학교 측에 부정 사실을 통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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