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 수사확대]수리-짝수 등 문자메시지 수사혼선 해프닝

  • 입력 2004년 12월 6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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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숫자로 전송된 모든 휴대전화 메시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능 정답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 속출했던 것으로 6일 밝혀졌다.

특히 메시지 앞부분 6자리 숫자만 보관되는 SK텔레콤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메시지 가운데 혼동되는 게 많았다.

경찰은 수능 시간대에 발송된 메시지 중 ‘154441’이라는 숫자 메시지를 발견했다. 이는 이 시간대에 치러진 수능 과목의 정답과 일치했다. 이에 경기도의 가입자 주소로 수사관을 급파했다.

하지만 경찰이 찾아낸 가입자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주부였다. ‘154441’은 이 주부가 근무하는 보험사 대표전화 ‘1544-41○○’의 앞 6자리였던 것.

숫자로 된 인터넷 IP주소를 발신한 것을 수능 답안으로 오인한 경우도 있었다.

또 ‘문자+숫자’ 메시지에서도 우연이 속출했다. 경찰은 이동통신사에 ‘언어’ ‘수리’ ‘홀’ ‘짝’ 등의 문자와 숫자가 함께 들어 있는 모든 메시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 “깜‘짝’ 세일 452-××××” “휴대전화 ‘수리’ 3444-1×××” 등 수능과 무관한 문자메시지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잡으려던 ‘붕어’ 대신 ‘피라미’가 낚인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수능 시간대에 발신된 30개의 숫자만으로 구성된 메시지를 발견했다. 수능 정답과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잘 못하는 수험생이 발신한 답안일 수 있다고 보고 송·수신자를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수능 당일 1, 2학년 기말시험을 치른 모 고교 학생들의 부정행위로 밝혀졌다. 경찰은 학교 측에 부정 사실을 통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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