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한 후계자 자처' 조일환씨 구속

  • 입력 2004년 12월 2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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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조폭은 영원한 조폭 ?'

김두한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전국 조직폭력배의 대부로 활약해온 조폭계의 원로 조일환씨(66)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폭력을 교사하고 갈취를 일삼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동산개발과 자서전 발간 등을 명목으로 42회에 걸쳐 40억원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사기 등)로 2일 천안 송악파 고문 조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0년 4월 15일 건축업자 박모씨(44)에게 충남 홍성군 서부면 4000평 부지에 회 센터로 이뤄진 천수만 관광타운 개발공사를 시킨 뒤 공사비 15억원을 주지 않은 혐의다.

조씨는 또 2001년 4월 5일 모 출판사 대표 고모(50)씨에게 자서전(22권)을 출간케 한 뒤 제작비로 준 어음(3억8000만원)을 부도나게 하고 같은 해 10월 시나리오 작가에게 조씨의 일대기를 그린 시나리오를 쓰게 한 뒤 정모씨(50)에게 4000만원을 대납시키기도 했다.

경찰조사결과 조씨는 200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모두 18차례에 걸쳐 폭력을 행사하거나 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2002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 김두한의 후계자로 나오기도 했으며 부천 야인시대 드라마세트장에 원로 및 현역 조폭 400여명을 모아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 인물.

2001년에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항의한다는 명목으로 천안 송악파 조직원 13명에게 지시해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는 단지식을 거행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일환 형님의 뜻을 받들어 후계자 대열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조양은씨의 옥중결혼을 주선할 정도로 조씨는 사실상 국내 폭력조직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며 "전국 수괴급 조폭 5명 가운데 1명"이라고 밝혔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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