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임승빈]‘환경 리모델링’ 시민에게 묻자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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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빈
1960년 이후 인구 집중이 급격하게 이뤄진 우리나라 도시들은 주택 환경 교통 교육 등 전형적인 근대도시의 문제들을 경험했다. 이런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불량노후지구 개량을 위한 도시 재개발, 본격적인 도시설계 개념 도입, 주택 공급을 늘리는 신도시 건설 등의 노력이 진행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도시들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의 관행을 뛰어넘어 보다 높아진 도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도시환경의 질을 확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도시 건설과 재개발 재건축만이 능사가 아니다. 쇠퇴해가는 도시 내의 각종 생활공간을 개량하고 부흥시키는 도시환경 리모델링을 적극 추진할 때다. 기존의 공간적 사회적 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환경의 질을 높임으로써 도시 내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장소성을 부여해야 한다.

도시환경 리모델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과 인류 생존을 담보하는 ‘친환경적’, 차량 중심의 도시 구조를 보행자 및 자전거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교류를 극대화하는 ‘친인간적’, 도시 경관의 질을 높이는 ‘아름다운’ 도시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도시들은 이런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조직정비 및 창조적 사업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공원녹지 및 조경을 담당하는 ‘푸른 도시국’을 신설하려는 서울시의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원 및 녹지를 효율적으로 조성·관리할 조직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도시환경 리모델링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지역 주민과의 협력하에 이루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시민참여, 시민협약 등을 통해 주민의 의사가 반영된 사업계획을 세울 때 사업시행 및 사후관리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임승빈 서울대 교수·한국조경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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