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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4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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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파고들자면 학벌 만능주의와 도덕 불감증까지 끝이 없겠지만 귀착점은 결국 대학입시제도다. 국가가 통제하는 획일적 시험을 통해 대학교육을 관리하고, 이를 위해 고교를 평준화해야 한다는 데 집착하는 한 교육의 본령은 되찾기 어렵다고 본다.
국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는 학생선발권을 학교에 돌려주는 것이 합리적이고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다. 대학은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을 뽑아 책임지고 교육해서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 사립 중고교 역시 학교의 명예를 걸고 가르치도록 교육소비자에게 학교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지역 사정과 주민 요구에 맞춰 자유롭게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등을 설립하도록 허용해야 옳다. 정부가 국공립 중고교 및 대학의 교육환경과 교원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능하고 직무에 태만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교육당국이 모든 교육 관련 업무를 틀어쥐고 이 나라 미래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자체가 교육의 본령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세계는 교육경쟁력을 위해 매진하는데 공교육 개선을 외면한 채 EBS 과외방송이나 강조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정부가 마련한다는 종합대책에는 행여 ‘점수 위주’의 인성교육이 들어있지 않기 바란다. 이번 부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 공무원을 추상같이 문책하는 것도 사건의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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