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청산가리 팔아 자살 방조

  • 입력 2004년 11월 19일 15시 51분


코멘트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산가리(시안화칼륨)를 팔아 여성 2명이 목숨을 끊게 만든 30대 직장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9일 자살을 원하는 7명에게 모두 127만원 어치(3.53㎏)의 청산가리를 판매한 혐의(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및 자살 방조)로 박모씨(32·경기 성남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K공단 계약직 직원인 박씨가 청산가리를 구입한 것은 9월과 10월 두 차례. 9월 초순경 인터넷에 떠돌던 청산가리 취급업체인 K특수개발의 사업자등록증 복사본을 구한 박씨는 이를 이용해 종로3가에 있는 한 화공약품판매점에서 모두 4㎏(약 8만원)의 청산가리를 구입했다.

이후 박씨는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린 이들에게 소포로 배달하거나 직접 건네주는 방식으로 많게는 10g당 25만원씩을 받으며 청산가리를 판매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박씨에게 청산가리를 구입한 7명 중 회사원 김모씨(22·여·부산 거주)와 우모씨(32·여·서울 거주)가 각각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 음독자살했다.

경찰은 나머지 5명도 청산가리를 이용해 자살하거나 자살을 원하는 이들에게 재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신원 파악에 나섰다.

박씨는 지방의 J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2년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던 중 4000여만원의 카드 빚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공약품판매점에서 박씨가 물건을 구입할 때 동행자가 1명 있었다는 판매점 주인의 진술에 따라 공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