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들 처음엔 10억달라 협박”… 中企회장 일가 피랍사건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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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장모 회장(77)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1일 용의자 2명의 인상착의와 이들이 타고 달아났던 1t 화물탑차의 차량번호를 확보하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 수사결과 흰색 포터인 이 차(차량번호 96서 3264)는 지난달 김모씨(32) 등 2명이 대구의 한 중고차업체에서 사 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씨 등이 장 회장의 렉스턴 승용차에 동승했던 2명과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중 한 명은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서울 말투를 사용한 30대 후반의 남성으로 168cm가량의 키에 마른 체격. 차량을 운전한 다른 한 명은 30대 초반으로 약 172cm의 키에 오른쪽 귀밑에 검은 사마귀가 있고 윗니가 벌어졌다.

장 회장은 경찰에서 “범인들이 처음엔 살해 위협을 하며 10억원을 요구했으나 ‘그 정도의 거액은 아무리 회장이라도 빼내기가 어렵고 은행에서 인출하면 경찰이 확인한다’고 둘러대 5억원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범인들이 자신들을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돈을 건네받은 뒤 남산3호터널로 가며 장 회장에게 길을 물어본 점으로 미뤄 서울 지리에 어두운 지방 출신으로 보고 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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