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교파초월 한국교회 이끌어갈 인재 양성”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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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실천신학대학원의 캠퍼스와 학교 운영 계획을 설명하는 은준관 목사. 은 목사는 교파를 초월해 한국 교회의 변화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천=김차수기자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실천신학대학원의 캠퍼스와 학교 운영 계획을 설명하는 은준관 목사. 은 목사는 교파를 초월해 한국 교회의 변화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천=김차수기자
경기 이천시 신둔면 인후리에 새로 세워진 실천신학대학원 캠퍼스에서 10일 만난 개신교계의 원로 은준관 목사(71)는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서울 정동제일감리교회 담임목사(1975년)와 연세대 신과대학장(1988∼92년)을 지낸 은 목사가 5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온 실천신학대학원이 내년 3월 정식으로 문을 열게 됐기 때문이다. 은 목사는 실천신학대학원의 이사장 겸 총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9일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은 이 대학원은 첫 신입생 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실천신학대학원은 목회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교육과정도 이에 맞춰 이론 공부와 실습을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입니다. 교파를 초월해 한국 교회의 변화와 공동체화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선 이론과 실무교육의 병행이 필수적이지요.”

기존 신학대학원들이 성서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등 학과 공부에 치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대학원은 예배, 설교, 교회경영 등 목회자들이 목회 현장에서 부닥치게 되는 실무 분야의 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신학대학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 역할을 하겠다는 게 은 목사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목회 경험이 많은 박상일 박사(미국 콩코드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와 이론적 기반이 튼튼한 김용성 박명우 박사 등을 전임교수로 초빙했다. 다른 대학의 명예교수인 박영신(연세대) 김병서(이화여대) 이형기 박사(장로회신학대)를 석좌교수로, 잭슨 캐럴 박사(미국 듀크대) 등 권위 있는 외국 신학자들을 국제초빙교수로 영입했다.

‘(교파를 초월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나 아무나 입학할 수 없는 대학원’이라는 운영 기준에 따라 다른 신학대학원의 목회학석사 소지자나 5년 이상 전임목회 경험이 있는 신학사 소지자, 석사학위 이상을 가진 평신도들을 신입생으로 받을 계획이다.

학생 중 목회를 병행해야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1주일에 하루만 등교해 하루 종일 수업하는 ‘집중식 수업’, 여러 명의 교수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팀 티칭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은 목사는 “정보화와 주5일제 근무 등 사회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만큼 교회도 변화하고 목회방법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신학 교육뿐 아니라 한국 교회의 바람직한 미래상 제시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교회는 목사 한 사람의 설교나 권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초대교회처럼 평신도들도 교회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공동체적 형태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원 캠퍼스 안에 ‘연합교회’라는 이름의 교회를 두고 지난달부터 매주 일요일 예배를 시작한 것도 대학원 교육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바람직한 교회상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은 목사는 앞으로 이 교회를 도자기 건물로 짓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대학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www.gspt.ac.kr)에서 볼 수 있다.

이천=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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