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솥단지…음식업 3만명 시위

  • 입력 2004년 11월 2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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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못하겠다”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음식업주 궐기대회’에 참가한 음식점 업주들이 “더 이상 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며 솥 수백 개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종승기자
“장사 못하겠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음식업주 궐기대회’에 참가한 음식점 업주들이 “더 이상 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며 솥 수백 개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종승기자
전국의 음식점 업주들이 계속되는 불황에 못 이겨 솥단지를 들고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한국음식업중앙회(회장 남상만) 소속 회원 3만여명(경찰 추산)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는 음식업을 긴급 재난업종으로 선포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생존권 사수를 위한 음식업주 권리대회’라는 이날 집회에 모인 전국의 음식점 업주들은 “계속된 불황에 광우병, 조류독감, 불량만두소 파동 등으로 음식점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면세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할 때 적용되는 세액 공제율을 현행 3%에서 10%로, 신용카드 공제율은 1%에서 2%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 음식점의 85%가 적자 혹은 현상유지에 급급하다”며 “하루 190개 음식점이 문을 닫고 이 때문에 매일 950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8월과 9월 두 달 동안 전국에서 폐업한 업소는 1만개, 휴업한 업소는 2만5000개가 넘는다”며 “지난해 말부터 누적된 적자로 올해 말쯤엔 휴·폐업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집회를 시작하기 전 솥단지 솥뚜껑 200여개를 무대 앞에 내던지는 ‘솥뫼(山)의 외침’이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퍼포먼스는 솥에다 밥을 지어 손님에게 파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음식업이 더 이상 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것.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국회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전국의 음식점 업주 13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15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등에 세제 혜택 등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국회의원 14명의 동의를 받아 신용카드 공제율 인상을 위한 입법청원을 해 놓은 상태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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