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자립형사립고 관계자들 새 대입案 개선 요구

  • 입력 2004년 10월 20일 18시 33분


“획일적인 줄 세우기 방식의 내신제도로는 학생의 우수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 우수 학생이 많은 고교의 관계자들은 수능 비중을 줄이고 내신을 강화하는 정부의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이들은 20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고교의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사례와 대입전형에의 요구’ 세미나에서 대학의 신입생 선발방식과 새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내신 중심 전형 안 된다”=이들은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는 우수한 학생이 많은 고교가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내신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엄세용 민족사관고 교감은 주제발표에서 “현 내신제도로는 학생의 진정한 실력을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내신제도를 폐지하거나, 학생의 능력을 판단하는 보조자료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운 서울과학고 교무부장도 “과학고 학생들을 일반고와 같은 내신성적으로 평가해 이들이 이공계 학과에 진학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과정 특성 반영해야”=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개별 고교의 교육과정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서울과학고 이 부장은 “현 대입제도가 실험이나 체험, 연구, 토론 및 발표 등으로 계발된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과학고 교육과정 내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광호 이우학교 기획실장도 “개별 고교의 교육과정과 운영상 특성이 입시에 반영돼야 한다”며 “10명 이하의 적은 학생이 수강하는 교과목의 경우 (서울대처럼) 석차백분율로 산출하는 내신성적에서 불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소수집단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은 학생이 대입 전형에서 오히려 낮게 평가받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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