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늘天 따地 ” 경찰관 훈장선생님

  • 입력 2004년 10월 17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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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고아읍 고아치안센터 민원담당관인 최광훈(崔光勳·50) 경사는 인근 주민들로부터 ‘훈장선생님’으로 불린다.

올해 6월부터 고아치안센터 별관에서 ‘어린이 한자교실’을 열어 무료로 초등학생들에게 한자와 예절 등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반에 시작해 1시간 동안 계속되는 이 한자교실에는 현재 40여명의 지역 초등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

한자능력 공인 2급 자격증을 소지한 최 경사는 지난해 6월 이곳에 부임한 후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방안을 궁리하다 한자교실을 열게 됐다.

그는 조선시대 서당에서 어린이들에게 효도와 예절 등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한 ‘사자소학(四字小學)’을 주교재로 삼아 생활한자 등을 가르치며 이따금 모의고사도 실시하고 있다.

참가 어린이들의 열의도 상당해 17명은 한국어문회가 주관하는 한자능력자격시험 7급에 이미 합격했고 27명은 이달 말 실시되는 6급 시험에 도전한다.

또 이곳에서 예절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친척, 마을어른 등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인사 등을 제대로 해 주민들이 흐뭇해하고 있다.

고아초등학교 4학년 최재혁(崔宰赫·10)군은 “훈장선생님에게 배운 대로 밖에 나갔다 집에 오면 꼭 부모님께 인사를 하는 등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일기를 작성하거나 신문을 읽을 때 배운 한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경사는 “핵가족시대가 된 데다 컴퓨터와 TV 등의 영향으로 어린이들의 버릇이 나빠지는 것 같아 인성교육의 한 방법으로 한자와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며 “내 스스로도 한자능력 1급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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