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인허가 수뢰 6급기술직 공무원 구속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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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으로 승용차문을 열 테니 자연스럽게 돈만 실어 놓고 가세요.”

경북도청 6급 기술직 공무원 이모씨(48)는 지난해 6월 도청 주차장에서 광산개발업자 임모씨(41)로부터 “규석광산 인가를 빨리 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500만원을 건네받았다.

이씨가 돈을 챙긴 방법은 ‘리모컨 작전’. 임씨가 도청 구내 농협에서 돈을 인출해 나오면 먼발치에 숨어 있던 이씨는 리모컨으로 자신의 승용차 문을 열어주고 돈을 싣는 것을 확인한 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는 것.

이런 수법으로 이씨는 임씨에게서만 5차례에 걸쳐 1200여만원을 챙겼다는 것.

경북지방경찰청은 12일 이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씨의 승용차 운전석 밑에 있던 손가방에서 현금 100만원과 1900달러(약 218만원), 400유로(약 56만원)를 증거물로 확보했다. 또 이씨의 사무실 책상서랍과 집에서는 모두 2억2000여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 수십개가 나왔다.

경찰은 이 돈을 광산 업무를 전담하는 이씨가 청탁으로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또 지난해 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떠나며 광산개발 업체에 “동해 쪽으로 가니 안내를 해 달라”는 전화를 걸어 호텔 숙박비와 밥값을 대신 내도록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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