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가 삼겹살 파티장?… 담허물기사업 부작용 잇따라

  • 입력 2004년 10월 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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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담 허물기 사업이 각종 부작용 발생으로 대학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4월 서울 이문동 캠퍼스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담벼락 730m를 허물어 캠퍼스를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그러나 심야시간에 청소년 등이 술을 사들고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주말이면 인근 주민들의 ‘삼겹살 파티’가 벌어지기도 한다.

8월 중순에는 인근 고교에 다니는 한 학생이 쓰레기더미에 불을 붙여 큰불이 날 뻔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이 허물어진 담벼락 주변 정리가 덜 된 틈을 타 밤중에 생활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일도 잦다.

교내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은 “담이 없어진 뒤로 교내 쓰레기가 20∼30% 늘어났다”며 “주민들을 위해 개방된 공간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앙대 역시 2002년 10월 이후 학교 정문∼중문 일대 가로변 벽 260m를 허문 뒤 1200평 공간에 나무를 심고 의자를 설치해 주민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취객의 출입이 눈에 띄게 늘고 출판사와 각종 학원 관계자 등 잡상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관계자는 “주민들이 학교를 편하게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인 만큼 기본적인 질서는 지켜야 한다”며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협조를 통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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