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입양커플 정민수-김일주씨 모국서 웨딩마치

  • 입력 2004년 10월 5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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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정민수씨(오른쪽)와 김일주씨.-연합
5일 서울 종로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정민수씨(오른쪽)와 김일주씨.-연합
“부모님들께 저희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드리고 싶어 한국을 찾았습니다. 부모님을 꼭 만나서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스웨덴대사관. 스웨덴으로 입양됐던 마르커스 잔선(한국명 정민수·33)과 일주 존선(한국명 김일주·31·여)의 결혼식이 열렸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비녀를 꽂은 신부 존선씨는 “신랑이 사모관대를 하는 진짜 전통 혼례를 하고 싶었지만 사정상 한복만 차려입었다”며 “그래도 한국적인 걸 많이 접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난 지 일주일 정도 된 1972년 11월 3일 서울 거리에서 발견돼 시립아동병원 아동보호소에 맡겨졌다가 이듬해 3월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신랑인 잔선씨는 3세 때인 1973년 11월 13일 오전 경남 창녕 교동 길거리에서 울고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1974년경 마찬가지로 스웨덴으로 보내졌다.

각각 사회학도, 변호사로 성장한 이들이 만난 것은 2년 전 스웨덴 현지의 ‘한국인입양아협회’. 잔선씨는 “입양인 모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존선의 모습에 끌려 점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스웨덴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한국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은퇴하면 함께 모국에 돌아와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잔선씨는 “부모님들이 어떤 분일지 항상 생각해 왔다. 만나면 하염없이 얼굴을 바라볼 것 같다”며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부모님들도 가슴 아파하지 않고 즐겁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주간 한국에 머물며 여행한 뒤 스웨덴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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