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재판때마다 ‘돌출’… “할 얘기 없다” 출석 거부

  • 입력 2004년 10월 5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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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유영철씨(34)가 5일로 예정됐던 자신의 세 번째 공판에 출석을 거부해 재판이 또다시 파행됐다.

유씨는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교도관을 통해 A4용지 한 장 분량의 사유서를 제출했다. “더 이상 재판에서 밝힐 내용이 없다”는 취지.

사유서를 전달한 교도관은 “두 차례에 걸쳐 피고인 의사를 확인했으나 계속해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매번 공판일을 전후해 유씨의 ‘요란한 세리머니’가 거듭되자 법원가에서는 “관심을 끌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유씨는 재판을 하루 앞둔 4일 0시경 구치소에서 자살을 기도하다 교도관에 의해 제지당했다. 근무자가 24시간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살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유씨는 지난달 초 첫 공판에서 재판부를 향해 ‘재판 거부’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공판에서는 재판부를 향해 돌진하는 소란을 피웠다.

두 번째 공판 이틀 전에는 피해자 가족에게 참회의 편지를 보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는 구치소에서도 자신에 관한 언론 보도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본다”면서 “유별난 행동을 통해 정신감정을 받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씨 변호인 측은 유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음 공판은 11일 오후 2시 예정.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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